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전 세계가 사랑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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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사랑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by 작달비100 2024. 5. 10.

1.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는 네덜란드의 화가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입니다. 900여 점의 그림과 1100여 점 습작의 작품 전부를 정신질환을 앓고 자살하기 전 단지 10년 동안에 완성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노란 집>, <해바라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많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죽은 후에야 인정받았습니다. 반 고흐 그림은 세상에 가장 비싼 그림입니다. 그의 그림 '아이리스'가 뉴욕의 소더비즈에서 5,390만 달러에 팔렸고, '가셰 박사의 초상'은 크리스티즈에서 8,250만 달러에 팔리며 새로운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반 고흐는 탈인 상주의 화가로 불리며, 인상파, 야수파, 초기 추상화, 표현주의에 미친 영향이 지대합니다. 특히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는 눈에 보이는 사물의 색을 그대로 베껴 그리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사물 속에 숨겨진 본질을 끄집어내 꽃과 나무, 태양 등 사물이 품고 있는 생기의 핵심을 포착해 내 표현했습니다. 색을 향한 고흐의 열정의 바닥에는 '색에 나의 감정을 온전히 담고 싶다'는 열망이 깔려있었습니다. 풍경을 그릴 때는 풍경이 자신에게 전해준 감동을 색에 담았고, 자신을 그릴 때는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 것을 색으로 담아냈습니다.

2. 노란색에 푹 빠진 화가
<밤의 카페 테라스>는 강렬한 노란 빛이 카페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노란색 한 다스를 쏟아부었다는 작품 <프로방스의 건초더미>는 활활 타오르는 '노랑 불더미가' 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반 고흐의 노랑은 일반적인 노랑이 아닌 강렬히 타오르고 금방이라도 우리의 눈을 덮쳐버릴 듯한 샛노란 색입니다. 반 고흐는 순도 높은 노랑을 표현해 내기 위해 '나 스스로를 좀 속일 필요가 있었다'라고 말했는데요. 어떻게 스스로를 속였기에 그런 색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요?

1886년 반고흐의 나이 33세. 새로운 예술을 발견하고자 무작정 파리로 상경합니다. 당시 파리에는 '녹색 요정'이라 불리는 압생트의 술이 유행했습니다. 우리나라 소주처럼 저렴한 가격과 높은 도수의 압생트는 파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회향, 아니스 등의 허브를 첨가하면 독특한 향으로 애주가 들의 마음을 사라로 잡았고, 압생트를 담은 술잔 위에 설탕을 올려놓고 물을 한 방울씩 떨어트리면 압생트의 액체는 희뿌 연기를 머금은 에메랄드그린으로 변모합니다. 가성비에 감성까지 갖춘 술을 모두가 사랑했습니다. 당시 파리 길거리에는 압생트 냄새가 진동했을 정도라고 하는데, 예술가들의 압생트 사랑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예술가들은 압생트가 가져다주는 취기는 다른 술이 가져다주는 취기와는 뭔가 달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반 고흐가 파리로 간 1888년은 압생트 소비량이 폭증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는 파리의 미술을 익히고자 코르몽 화실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당시 미술계에 소문난 애주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를 만납니다. 그는 당시 소문난 알코올중독자였습니다. 반 고흐가 파리에 머문 2년 동안 만든 작품은 230여 점입니다. 그는 열정적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몰두했는데 또 하나 몰두한 것은 바로 압생트였습니다. 파리를 떠날 무렵 반 고흐는 이미 알코올 중독자였습니다. 1888년 2월, 알코올 중독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고흐는 남프랑스 아를로 향합니다. 그가 친구도 없고 미술 시장도 없든 곳으로 향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색'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행운을 누려본 적이 없다. 하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파랗고 태양은 유황빛으로 반짝인다. 천상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합은 얼마나 부드럽고 매혹적인지. 남프랑스에 머물면서 극단적인 느낌에 이르도록 색을 사용해 보는 일이 내게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깨닫는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입니다. 압생트 산지인 아를에서 색의 최고 음을 화폭에 담아낸 반 고흐는 불멸의 명작을 쏟아냅니다.  반 고흐의 눈에 비친 노란색은 실제 존재하는 색 이었을까요? 녹색 요정이라고 불리는 압생트는 아를에서도 반 고흐와 함께합니다. 마시고 또 마신 녹색 요정의 부작용은 당시 사람들은 몰랐을 겁니다. 압생트의 주원료인 향쑥의 주요 성분은 산토닌입니다. 과다복용 시 부작용이 있는데 '황시증 '입니다. 모든 것이 노랗게 보이는 현상입니다. 노란색이 아닌 것도 노랗게 보이고 노란색은 더더욱 노랗게 보이게 하는 겁니다.

노란색을 좀 더 노랗게, 순도 높은 노란색에 도달하기 위해 자신을 속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던 반 고흐의 계획은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노란색을 보기 위해 압생트를 계속 마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압생트의 또 다른 부작용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정신착란과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튜존(Thujone)입니다. 예술에 도움을 준 '녹색 요정'은 어느새 '녹색 악마'로 변해 반 고의 몸과 몸을 모두 장악해 버렸습니다. 점차 격렬해지는 정신착란과 끊임없이 들리는 환청으로 귀를 막아보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반 고흐는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잘라버립니다.

3. 최후의 사투
압생트의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반 고흐는 제 발로 정신병원에 입원합니다. 오로지 작품에만 몰두하며 사투를 벌인 가운데 탄생한 작품이 과 입니다. 정신질환자가 그린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깊이 있고 영롱한 빛을 띄고 있습니다. 어느새 안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따금 찾아오는 발작과 끔찍한 환상은 반 고흐를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동생 테오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냅니다.

"이제 와 생각하니 쓸모없는 일 같지만, 나는 너에게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나는 내 작품에 삶 전체를 걸었고 그 과정에서 내 정신은 무수히 괴로움을 겪었다. 다시 말하지만 너는 내게 그저 평범한 화상이 아니었고 항상 소중한 존재였다."

반 고흐는 압생트의 어둠을 극복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노랑을 볼 수 있는 축복이 지만 반 고흐에게는 끝내 이기지 못한 '녹생 요정'의 저주로 끝나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