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인지행동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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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행동 미술

by 작달비100 2024. 6. 30.

행동주의 치료의 개념은 러시아 심리학자인 이반 파블로프(Ivan Pavlov, 1849~1936)에게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의 연구는 1890년대에 개를 이용한 실험에서 시작되었으며 개가 어떤 식으로 특정 외부 자극에 '조건반사'하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개에게 밥을 주는 동시에 특정 자극(불빛이나 종소리)에 반복적으로 노출했는 시간이 지날수록 개가 식사와 특정 자극을 연관 짓더니 이윽고 자극만으로도 침을 흘리게 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행동주의 치료가 1950년대에 탄생 후 조건화와 탈조건화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방식은 공포증의 치료에 효과적이며 내담자를 공포의 대상이 되는 사물이나 상황에 단계적으로 노출했다가 곧바로 이완시킬 때 원활히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지행동치료(CBT)는 1970년대에 시작되었으며, 1980년대 들어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 영국의 레이어드 보고서(Layard report)에서는 인지행동치료를 근거 중심 단기 치료를 위한 여러 치료법 중에서 가장 발전된 모델로 설명했다. 레이어드는 이 새로운 치료법들에 대해 '단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치료법으로 부정적인 사고를 극복하고 자신의 성격과 상황의 긍정적인 면을 찾게끔 해준다. 이 치료법들 가운데 가장 발전된 것이 인지행동치료다'라고 서술했다. 이 보고서가 출간되면서 인지행동치료의 붐이 일었다. 인지치료는 기본적으로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왜곡된 사고 과정에 주목한다. 인지치료는 여러 유형이 있으나 공통으로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특정 사건에 대한 내담자의 가정이나 기대 혹인 해석'이라고 믿는다. 인지치료에서는 이러한 가정, 기대, 해석을 분석해 근거가 없거나 잘못된 사고방식을 찾아낸다. 치료사는 내담자가 지닌 사고방식의 맹점을 밝혀내고 이를 대체할 적합한 사고 및 행동 방식을 고안하도록 격려한다. 내담자의 긍정적 측면이 강조되는 것이다. 

 

그러나 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인지치료의 방침은 유니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예컨대 삶의 사건들을 신의 계시로 받아들이는 신앙인들의 해석 방식은 비신앙인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이지만 그들의 해석 방식이 받아들여지는 정도를 넘어 권장되기까지 하는 종교적 상황에서는 그 방식을 통해 타인의 지지와 인정을 받는 것은 물론 사회적 협력과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인식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신앙인들의 삶의 해석 방식을 두고 '근거가 없는', '부정확한' 인식 방식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근거가 없는' 믿음도 완벽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고 심지어 어떤 사회적 맥락에서는 적절한 것일 수도 있다. 열에 아홉은 자신을 평가하는 설문지를 준다면 '정말 아름답다'라는 항목보다는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구석이 있다' 정도에 표시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아침마 하는 '근거 없는' 자기 긍정이 문제가 될 수 있는가? 벡(Beck)은 '의존성 인격장애'와 '강박장애'로 진단한 환자의 예를 들어 대답한다. 이 환자는 "내 삶에서 최고의 순간은 군대 생활을 할 때였어요. 나는 뭘 입을지, 뭘 할지, 어디에 갈지, 뭘 먹을지에 관해 하나도 걱정할 게 없었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장애'가 성공적인 군 경력을 위해 적절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수많은 인지행동치료 서적의 주장과는 별개로 '잘못된' 인지 과정을 알아내는 작업도 힘든 일이지만 '부정확한' 생각이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의 기대나 가정이 사건의 해석에 영을 미친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우리는 자신만의 색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더 나아가 심리학자들이 '자기강화'라고 부르는 작용을 반복하며 '합리적이고 적합한 사고방식'이라고 포장된 잠재적으로 유용한 사고방식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한다. 앞에서 강조했다시피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로 적합한 것은 다를 수 있다. 미술치료사는 합리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생각들이 실제로는 편향적 사고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나는 절대적 상대주의를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의 논리가 아무리 설득력이 있고 증명할 수 있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사고방식은 항상 문화적 배경에 따라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인지행동치료의 지지자들은 이 치료법이 특정 분야에서 매우 실용적이며 전문용어를 과감하게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생각이 어떤 식으로 감정을 자극하는지에 관심이 있으며, 감정이 어떻게 심리적 반응으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행동과 2차적 생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주목한다. 즉 인지행동치료는 심리치료로서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설명한다. 루빈(Rubin)은 인지행동치료의 최우선 목표가 '자기 통제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정의상 긍정적인 행동과 학습을 강화하는 것에 주력한다. 소머스와 퀴리(Somers Queree)에 의하면 인지행동치료는 가르치고 코치하며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과정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사람들의 행동과 연결된 인지적 패턴이나 사고를 식별하게 해준다. 사람들은 같은 사건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감정과 행동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경험을 매번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기 때문에 평생에 걸쳐 생각할 필요가 없다. 역기능적인 사고를 인식하고 경험을 다르게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사람들은 자기 경험을 다르게 느낄 수 있으며 결국 다르게 행동하게 된다.